화성연쇄 살인사건 소식으로 이어갑니다.
논란이 된 8차 사건, 경찰이 윤모 씨가 아닌 이춘재가 범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는데, 이지운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8차 사건의 범인을 윤모 씨가 아닌 이춘재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결정적 근거는 경기 오산경찰서 문서고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1989년 8월 현장검증 모습을 찍은 컬러 사진인데, 집의 전체 구조와 살해된 여중생 방의 구조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현장검증 사진의 세세한 모습까지 이춘재가 상세히 묘사한 겁니다.
문서고에는 현장검증에 나온 윤 씨가 어색한 자세로 방에 들어가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방의 구조와 가구 배치를 봤을 때 소아마비인 윤 씨가 한 밤 중에 소리를 내지 않고 침입하기 힘들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특이하게도 피해자의 방문 바로 앞에는 좌식 책상과 책꽂이가 있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윤 씨가 넘어가려면 책상에 손을 짚어야 했는데, 그럴 경우 책상이 주저앉거나 책꽂이가 넘어졌을 거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책상에서는 윤 씨의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윤모 씨 /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자]
"현장검증 내용을 잘 못 봤는데 형사가 잡아준 게 생생해. 그런데도 나를 범인으로 찍었다면 뭔가 계획된 수사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경찰은 최근 윤 씨가 책상을 밟고 올라서거나 넘어갈 수 있는지, 범행현장과 비슷한 상황에서 재연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사팀이 체모의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결과를 맹신한 결과, 강압수사를 통해 윤 씨에게 자백 내용까지 주입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윤 씨 측은 이달 중순 재심을 청구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손진석